반갑습니다. 치의학 박사 장영준입니다.
“임신 중이라서 그런지
자꾸 잇몸이 붓고 아프네요..
치과 가봐야 될 것 같은데
임신 중인 상태로 가도 될까요?”
임신 중이라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혈류량이 증가하고, 잇몸 쪽의 혈류랑도 증가하기에..
원래 잇몸이 건강하셨던 분들도 임신 중에는 잇몸 출혈이 잘 일어날 수 있는데요.
또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혈액 내의 호중구가 감소하면서 치태(무색의 세균막)가 평소보다 더 활성화되어, 잇몸 질환으로부터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잇몸 관리를 신경 써주시며, 필요시 치과에 내원해 주시는 게 좋은데요.
그러나 치과에서 받는 치료들이 태아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임신 중 치과 치료를 과연 해도 되는지, 언제 하는 게 좋은지 등을 정리해 볼까 하는데요.
비슷한 고민으로 내원을 미뤄왔다면, 이 글을 조금만 집중해서 읽어주세요.
치과에는 임신 중
어느 기간에 가는 게 좋나요?
만약 충치치료나 신경치료 등을 계획 중이라면, 임신 중 어느 기간에 받는 게 좋을까요?
물론 임신을 계획하기 전에 미리 받는 게 좋겠지만, 임신 도중 치료가 꼭 필요하다면..
임신 1기(월경 시작 ~ 13주), 2기(14주 ~ 28주), 3기(29주 ~ 40주) 중에서 임신 중간 기간인 2기에 받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임신 2기에 대부분의 치료는 큰 문제 없이 가능하며, 약 복용도 큰 무리가 없는 시기입니다. ^^)
물론 1기나 3기에도 간단한 검진 등을 받아볼 수는 있겠지만, 임신 초기인 1기는 태아 발육에 민감한 시기이고, 임신 3기는 몸이 무거워지시므로 치료할 때 불편감이 있어..
임신 2기(14주 ~ 28주)가 세 기간 중 치과 치료받기에 적합합니다.
치과에서 찍는 엑스레이,
태아에게 안 좋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과에서 찍는 엑스레이는 얼굴 쪽만 촬영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일반 병원에서 찍는 엑스레이들보다 방사능 피폭량이 훨씬 적으므로, 너무 큰 걱정은 안 하셔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심리적인 위축 등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해, 치과 스태프에게 임신 중인 사실을 말씀하시고 방호복을 입은 뒤 엑스레이 촬영하시면 더욱 안전합니다. ^^
또한 치아 일부를 관찰하는 치근단 엑스레이는 얼굴 쪽에만 촬영하기에, 더욱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평소 집에서 관리할 수 있는 팁 있나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잇몸이 쉽게 붓고 피나는 등..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혈액 속 호중구가 감소하여 치태가 활성화되고, 치태를 방치하면 치석이 되므로 꼼꼼한 관리가 중요한데요.
평소에 하시는 양치질과 더불어, 워터픽과 치실을 사용하시면 더욱 깨끗하게 잇몸 관리가 가능합니다.
또한 임신 중 입덧으로 인해 구토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구토를 하면 위액이 같이 올라오기 때문에, 위액의 산성 성분이 치아를 잠시 부식시킵니다.
그래서 구토를 한 뒤의 불편감이 있다고 하셔서 곧바로 양치를 하는 것은 권장 드리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산은 치아를 미세하게 탈회시키는데, 이 상태에서 양치하게 되면 치아를 마모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탄산음료 마신 이후, 좀 기다렸다가 양치하라는 이유와 같습니다. ^^)
다행히도 침 속에 무기질이 있어 산으로부터 손상된 치아가 다시 회복되는데요.
구토를 한 후 30분 정도 기다리셔야 치아가 회복되므로, 그전에는 간단하게 물로만 입안을 헹궈주시고 잠시 불편하더라도 치아 건강을 위해 참아주시길 권장 드립니다. (30분 이후에는 양치하셔도 됩니다. ^^)
만약 집에서 하는 관리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잇몸 부음과 출혈이 심하거나 치석이 많이 낀 것 같다면 되도록 임신 2기 기간에 치과에 내원하셔서 치료받으시면 되겠습니다.
임신 중 받는 스트레스로 힘드시겠지만, 잇몸 건강까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말에 더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무사히 10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순산하시길 바라면서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의학 박사 장영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