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치과 엑스레이, 까맣다고 무조건 충치일까요? 치의학 박사가 알려드립니다

치과 엑스레이, 까맣다고 무조건

충치일까요? 치의학 박사가 알려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치의학 박사 장영준입니다.

“치과에서 엑스레이 찍고 나서

까만 부분 가리키면서 충치라고 하는데…

어두운 부분이 다 충치인 건가요?”

치과 진료 후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시죠? 사실 저도 환자분들께 엑스레이 사진 보여드릴 때마다 같은 질문을 많이 받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엑스레이 사진에서 치아가 까맣게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충치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치의학 박사로서, 엑스레이 사진만으로는 충치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엑스레이 원리부터 시작해서 충치 진단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까지, 치과 엑스레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치과 엑스레이 원리는?

먼저 엑스레이 사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엑스레이는 방사선의 일종인 X선을 이용해 찍는 사진인데요. 방사선은 물질의 밀도에 따라 투과력이 달라집니다.

밀도가 높은 치아의 가장 겉면인 법랑질이나 사람의 뼈같은 경우는, 밀도가 높아서 방사선을 잘 통과시키지 못해 엑스레이 필름에 하얗게 나타납니다.

반면 밀도가 낮은 지방이나 피부같은 경우 방사선이 잘 지나가서 필름에 까맣게 보이게 되죠.

이런 원리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에서 부분부분마다 어둡고 하얀 차이가 나타나는 겁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충치로 인해 치아가 부패된 부분은 다른 치아 부분보다 밀도가 낮아지면서 방사선이 잘 통과하죠.

그래서 충치가 있는 곳이면 엑스레이에서 충치는 까맣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에서 까맣게 보인다고

무조건 충치일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엑스레이에서 치아의 특정 부분이 어둡게 찍힌다고 해서 모두 충치라고 보기에는 큰 무리가 있습니다.

특히 치과에서 가장 많이 촬영하는 파노라마 엑스레이 같은 경우, 3차원으로 구성된 입 속을 사진 1장에 담으려다 보니..

치아 위치나 각도에 따라 사진이 일그러지는 왜곡 현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지구본을 종이 지도로 옮길 때 왜곡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치경부 마모증으로 인해

어둡게 보임

치아가 깨져서 밀도가 낮음으로 인해 그 부분이 검게 보일 수도 있고, 치경부 마모증같이 치아가 심하게 닳아서 엑스레이 상으로 어둡게 나올 수도 있죠.

심지어 특정 치아 부분이 다른 곳들보다 얇아서 다른 부분에 비해 짙은 색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충치 진단, 엑스레이 말고

다른 방법들과 같이 진단해야 하는 이유?

위에서 말씀드린 부분을 종합해보면, 여러 이유로 인해 엑스레이에서 치아가 까맣다고 무조건 충치로 진단 내리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엑스레이뿐만 아니라, 치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다른 검사 결과들도 종합해서 충치 여부를 판단해야 해요.

충치 초기에는 엑스레이로 잘 안 보일 수 있어서 치과 의사가 육안으로 치아 색깔이나 표면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큐레이펜

또한 요즘에는 ‘큐레이펜’이라는 장비로 충치 부위 진단에 더욱 도움을 주는데요.

큐레이펜은 특정 파장대의 빛을 쏴서 충치 균이 있는 부분을 빨갛게 나타내 줍니다.

(세균의 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을 빨갛게 감별하는 원리입니다)

이렇듯 치과의사들은 엑스레이 외에도 육안 검사, 큐레이펜같은 여러 방법들을 동원해 정말 충치가 맞는지 진단하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분들께 치과 엑스레이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엑스레이를 봐도 새까맣게 보이기만 하고,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느껴질 것 같은데요.

이 글을 통해 충치 진단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되었길 바라며,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의학 박사 장영준이었습니다. ^^